1-금회 라운드의 타이틀 ‘Under 40’로부터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 개인적으로 40세는 여러가지로 삶에서 가장 큰 변화의 시기였다. 무엇보다 딸아이 태어나고 늦은 나이에 육아를 시작하면서 그 변화는 극대화되고 있다. 육아는 체감상으론 군생활보다 힘들지만 그만큼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삶을 대하는 자세도, 건축을 대하는 태도도 다소 변화하고 있으며 삶을 대부분을 채우고 있던 건축의 비중이 현재는 상당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재의 나의 상황에 비추어 땅집사향의 이번 라운드에 발표한 여러 건축가들을 바라보니 온전히 건축에 파묻혀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로서는 상상만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 에너지는 설계과정에서도 그랬겠지만, 현장에서 치열하게 시공자, 작업자들과 소통하면서 고스란히 작업에 녹아졌다고 본다. 하나하나의 발표를 다 들을 수 있었으면 그 에너지를 더 느낄 수 있었을텐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땅집사향 세미나가 영상으로도 남아 이 에너지들이 더 전파되길 바란다.
- 땅집사향 세미나는 나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취업을 하고 나서도 빨리 성장하고 싶던 사회초년생 시절에 당시 잘나가는 선배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간 땅집사향 세미나에 참여한 횟수가 20회는 넘을 것이다. 젊은 나이에 독립하여 떠오르는 선배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역시 빨리 독립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게 되었다. 이런 세미나에 발표자로 선다는 것은 설레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자신있게 보여줄게 없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발표자들이나 이번 라운드의 발표자들의 작업의 양이나 수준을 더욱 잘 알기에 자신감보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그렇지만 개소 후 6년 동안 정리되지 못한 그동안의 작업들을 한번은 되돌아보고 방향을 점검해보는 기회가 되었고, 동년배의 건축가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귀하(팀)가 주무대로 뛰고 있거나 관심갖고 있는 영토(지역, 장르)에 대해 기술해 주십시오.
- 한건 한건의 의뢰가 소중한 소규모 사무소로서 지역과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제작년 사무실(서울)에서 매우 먼 지역의 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보이진 않지만 느껴지는 거리감이 있었다. 실제 거리감(왕복 7~8시간)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각종 인허가와 심의를 진행하면서, 해당지역의 텃세가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현상설계의 과정을 거쳐 선정된 안이었지만, 그 지역의 시의원이나 지역주민들이 계획안을 바라보는 입장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당선 이후의 설계과정의 고단함에 다시는 현상설계를 안하겠다고 다짐하곤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의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공공건축설계의 매력은 현상설계에 참가하도록 이끌며, 공공건축만큼 확실한 수요와 명확한 수금이 있는 프로젝트도 많지 않다는 걸 요즘들어 더욱 깨닫고 있다.
건축가의 장르는 첫번째 프로젝트의 종류에 많이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개소 후 첫 프로젝트가 대학교 동기의 단독주택이었고, 이 주택을 설계하면서 패시브건축의 여러요소를 적용하였고 패시브인증을 받다보니, 그 이후에도 한국패시브건축협회 패시브인증을 받는 주택프로젝트 의뢰가 가장 많았다. 그 이후 설계한 1개의 패시브 주택은 준공되었지만, 아쉽게도 설계를 마친 2개의 주택은 몇가지 이유로 지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1개의 주택은 현재 설계 중에 있다. 주택설계는 온전히 건축주에게 딱 맞는 집을 설계해야하다보니 신경쓸 부분이 확실히 많고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이유로 단독 주택 설계를 꺼리는 건축가도 존재한다.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단독주택보다는 규모가 더 큰 프로젝트가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으니, 점점 더 큰 규모의 건축물의 의뢰가 들어오길 기대한다. 기본적으로는 건축물의 규모나 용도를 떠나 하자 없고 쾌적한 건축물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더 크기 때문에 하나 하나의 프로젝트에 맞는 깊은 통찰과 알맞은 기술을 접목하여 건축주의 요구 뿐만 아니라 시대의 요구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고 싶다.
3-귀하(팀)의 건축 취향(혹은 태도)과 그것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기술해 주십시오.
- 2018년 개소 이후로 나의 건축적 관심사는 3가지이다. 목구조, 패시브, BIM. 그래서 땅집사향의 발표주제도 Wood, Passive, BIM를 합쳐 ‘WPIM’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이는 ‘건강한 건축을 설계합니다’라는 사무소의 홍보문구와 연결된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건축은 건축의 전과정에서 자연스럽지 않은 과도한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다. 더 건강한 재료, 더 건강한 기술, 더 건강한 설계와 시공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건축물이 육체적이던 정신적이던 클라이언트에게 더 건강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마찬가지로 설계를 하는 건축가의 건강 역시 건강한 건축의 하나의 요소이다. 그러므로 건축가가 설계하는 환경 역시, 건강하게 만들고 실제로 건강해야만 한다. 그것은 절대로 나의 신입사원때처럼 야근이나 주말 근무와 같은 시간과 노력을 무한대로 투입하여 결과물이 나오는 방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 통찰력 있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설계를 하는 방법을 꾸준히 찾고 개선해야 한다.
- 대형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시작했지만, 한국의 건축가가 한국전통건축을 모르면 안된다는 생각에 한옥설계를 배우고 싶어 한옥설계와 시공을 함께하는 회사에서 실무를 익혔다. 한옥에 대해서 공부해가며 북촌과 서촌에 한옥 대수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한옥은 확실히 매력적이었지만, 도면작업은 매우 힘들었다. 한옥과 같은 가구식구조야 말로 BIM으로 접근하기 좋다고 판단하여 그때(2015년)부터 Archicad를 활용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를 계기로 설계의 효율성과 도면작업의 간소화를 목표로 사무소 작업방식을 2D도면을 최소화하고 BIM툴을 활용하여 3D모델링을 중심으로 도면을 추출하는 방향으로 업무방식을 전환하였다. 건강한 설계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4-기 발표한 땅집사향에서의 이야기주제를 중심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WPIM중 ‘W’는 건축재료 중 목재의 활용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다. 양평 신화리 패시브주택, 일산 풍동 패시브주택, 영천시립박물관 계획안에서 목구조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를 결합한 두 개의 주택계획안에서 목재의 활용으로 주거공간에서 목재 구조재의 적극적인 노출과 디자인요소로서 활용을 작업을 발표하였고, 공공건축에서 현상설계에서 목구조 계획안으로 당선이 되고 나서 수많은 과정을 겪으며 설계안은 어떻게 변화하였고 결국에는 목구조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국내 건축환경과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구조용목재를 활용한 건축물이 점점 대세가 되어가는 건축선진국들의 흐름에 따라 국가정책상 목구조를 육성하고자하는 여러 의지가 보이지만, 국내 건축현실에서 각종 법규와 공사비를 고려했을때는 목구조가 활성화되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5-귀하(팀)가 진단하는 2025년 건축계의 상황 인식과 대처 방안을 기술해 주십시오.
- 건축경기가 바닥의 바닥을 향해가고 있다보니, 건축설계시장의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 사무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더 영민하게 홍보와 영업을 해야함에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IMF와 금융위기를 겪은 한 선배건축가는 이럴때 일수록 업의 본질에 집중하다보면 위기가 지나가더라고 하였지만, 처음으로 겪는 큰 위기감에 불안감을 숨길 수는 없다.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어떤 희망적인 전망도 들리지는 않다보니, 과연 이 다음 프로젝트는 과연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지금은 건축가보다는 사업가로서의 역량이 더 필요한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파트-2) 건축가(팀)의 자기소개 글 0.5매
김국환건축사사무소 / KKH Architects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ROTC 공사장교 복무 후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dmp와 (주)참우리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힌 후, 2018년 김국환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목구조와 패시브, BIM 설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하자 없는 건강한 건축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